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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손님을 초대한 주최국의 수준

덕암 김균식 | 기사입력 2021/07/20 [09:08]

[칼럼] 손님을 초대한 주최국의 수준

덕암 김균식 | 입력 : 2021/07/20 [09:08]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의 미덕중 하나가 손님이 찾아오면 없는 살림이지만 정성껏 대접하는 풍습이 있었다.

둘러보니 한국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많은 민족들이 집에 온 손님에게는 한결같이 예우를 갖추고 집안에 어려움은 티를 내지 않으며 일명 체면을 우선 시 하는 게 당연한 모습이었다.

잔치가 클수록 동네 거지까지도 밥 동냥을 할 수 있었으며 특히 혼사나 경사는 너나 가릴 것 없이 국밥이라도 퍼주며 넉넉하게 베푸는 미풍양속이 있었다.

그런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작금에 벌이는 행태를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지구인들의 축제인 올림픽이라는 잔치를 벌여놓고 온 동네 손님을 초대하는 자리에 코로나19 확진 우려가 심각하다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다음에 오라고 해야 맞는 것이지 벌여놓은 판이라고 억지로 불러들이는 것과 진배없다.

이러다 별일 없으면 다행이겠지만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 그땐 어찌 감당할 것인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면 그러지 말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도쿄에만 하루 1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집안에 병균이 우글거리는데 손님을 초대하는 격이다. 겉으로는 이렇지만 안으로는 온갖 욕 먹을 짓만 골라 하고 있다.

굳이 반일 감정을 기반 을 둬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전세계가 지켜보는 올림픽에 때를 맞춰 독도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는 속셈을 무엇일까. 이게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라며 손님 초대하고 할 짓인가. 강대국 간에 무슨 로비를 어찌했는지 몰라도 방사능 오염수 방류도 슬쩍 넘어갔다.

가장 인접국가인 대한민국은 짹소리도 못 하고 힘없는 어민들만 해상 시위니 뭐니 하지만 무슨 소용 있으랴.

대사관과 외교부에서 입 다물고 형식적인 항변만 하는데 정해진 날짜에 오염수가 바다에 풀리면 그땐 밥상머리에 올라온 생선마다 방사능 측정기로 재보며 반신반의로 먹어야 하는가.

일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하여 방일의 자리에서 한·일 정상회담이라도 벌여야 맞을 것인데 온갖 구실 앞에서 불과 개막 며칠도 안 남은 올림픽에 하네 마네 하는 건 일국의 지도자에게 대하는 예의치고는 도를 넘은 짓거리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은 무산됐다. 성사 됐더라도 동네 아이들도 아니고 진작 결정되어 실무진들의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은 물론 세부내용까지 나왔어야 맞는 일이다.

특히 최근 전해온 뉴스 중 한국 대통령의 자위 운운하는 것은 아예 국격을 포기한 발언이나 다름없다. 한때 세계대전을 일으킬 만큼 막강한 군사대국이고 지금도 경제대국 아니던가. 하는 짓을 보면 아프리카 원주민 부족보다 더 나을 게 없다.

잔치판 벌여놓고 다들 보는 자리에서 남의 땅을 자국의 영토라 우기는 작태에 올림픽 선수촌 한국선수단은 숙소에 “신에게는 아직 오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때 일본의 극우단체들이 전범국가의 상징인 욱일기를 내걸었고 양측의 대립 끝에 현수막과 욱일기를 모두 내리는 것으로 종결됐다.

여기서 교통정리를 한 것이 바로 올림픽 헌장 위반이라는 IOC 지적이 있었다. IOC헌장 50조 2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50조 2항은 올림픽 기간 중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전선을 불허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독도영유권 주장은 50조 2항 위반이 아닌가. 이러고도 IOC의 형평성과 공정성이 전세계 이목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점에 대해 한국 정부가 문제 삼자 IOC 측은 도쿄조직위에 문의한 결과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문제 삼지 않았다.

지금 장난하는 것인가. 어떤 경위에서 노골적으로 일본 정부의 편을 드는지 몰라도 대외적으로 분실한 공정성을 어찌 회복하려는 것인지 IOC는 그 책임으로부터 영구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정부가 실효성 없는 액션만 표현할 때 같은 시각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현한데 대해 전세계 체육인들과 인류평화 염원에 대한 우롱이며 우리 민족의 자주권을 유린하는 용납 못할 도발이라고 단정 지었다.

여기서 우리는 대충 넘길 게 있고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다. 할 짓이 없어 잔치판을 벌여놓고 초대할 손님 땅을 자국 영토로 표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독도영유권을 국제적으로 인정시키려는 시도를 하는가. 이쯤되면 경제대국이고 나발이고 대우해줄 필요가 없다.

그냥 게다짝 신고 아랫도리 휑하니 내놓고 다니는 미개한 원숭이 나라의 후손이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이다.

손님 대접은 물론 주인답게 처신하려는 가장 기본적인 예의와 가치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수준에 걸맞는 대우가 마땅한 것이다.

돌이켜 보고 싶지 않은 과거를 굳이 들추게 되는 작금의 사태를 보며 우리 민족에게 온갖 약탈과 천인공로할 짓을 저지른 역사적 아픔이 분명히 있었고 아직 청산되지 않은 채 전범국가로써의 죗값이 남아있다.

지금 같은 작태를 슬슬 벌인다면 일본이 저질렀던 잔악한 죄를 기억하고 있는 중국, 북한, 동남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올림픽 선수촌에 걸린 욱일기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잔인하게 당했던 분노는 잊혀진 게 아니라 묵혀둔 채 삭아가고 있는 것이다.

남·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과 당했던 모든 국가들의 총구가 일본을 향하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던 원자폭탄이 도쿄와 기타 다른 도시에 몇 발 더 맞아봐야 정신을 차릴까. 어디 감히 욱일기를 흔들어 화를 자초하는가.

묵혀둔 분노가 화산처럼 폭발하면 미국도 말려주지 못 한다. 하기야 침탈의 DNA가 어디 가겠는가. 할아비의 피가 그 애비며 그 애비의 피가 그자식이고 지금의 욱일기를 흔드는 자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선수들에게 상응하는 조치와 격려를 전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부여해야 한다. 머리 처박고 손님 대접을 융숭하게 해도 넘어갈까 말까한 판이다. 말을 잘 하면 입에서 나온 것이고 못 하면 아가리에서 나온 것이다.

어디 일국의 대통령에게 자위행위 운운하는 수준일까 저러니 그 피가 어디 가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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