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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혀가 길흉화복의 근원이다

덕암 김균식 | 기사입력 2021/07/27 [09:28]

[칼럼] 혀가 길흉화복의 근원이다

덕암 김균식 | 입력 : 2021/07/27 [09:28]

 

말은 세치 혀에서 소리로 나오고 소리는 곧 글이 되어 뜻을 담는다. 글은 전파력을 갖고 힘이 되며 힘은 길흉화복의 원인이 된다.

요즘 돌아가는 추세는 더욱 그러하다. 글이 여론이 되어 망국의 지름길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태평성대의 공감대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사람의 말은 동물과 달리 각 민족이나 국가별로 전달방법이나 깊이가 모두 달라 문화적 가치는 물론 정신적 교감까지 가능한 수단이었다.

그 중 가장 현실적이고 가공할 힘을 지닌 것이 구전이다. 구전은 글과는 달리 시간적·공간적 제한없이 언제 어디서든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신출귀몰한 무형의 실체인데 그 족속이 소문이다.

이른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어쩌고 저쩌고 인데 보지 않은 자 가 본 자 보다 더 정확히 말하며 전하는 것부터 과장 내지 축소가 시작된다.

작금에 와서는 이런 소문이 댓글이라는 문명의 수단으로 통해 사실인양 진실을 왜곡 하기도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은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 상당부분 설득력을 얻는다. 세 명이 산에 갔다가 두 명이 호랑이 봤다면 없는 호랑이도 있는 것이다.

최근 법원에서 내려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판결은 범죄사실에 입각해 내려진 정확한 판결일까. 김 지사 주장대로 진실은 멀리 던져져도 제자리로 돌아올까. 핵심은 댓글부대에 참관했느냐 였는데 그만큼 조작된 여론은 근처만 가도 혐의점을 갖게 된다는 대표적 사례다.

어제 김 전 지사는 창원교도소로 입감되면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앞서 법원의 판결로 먼저 도착(?)한 이명박·박근혜는 물론 내로라 하는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모든 허물이 작은 데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평소 참모였던 자나 동지였던 입장도 여차하면 탄핵의 중심에서 자신의 안위를 위해 보스도 한 입에 날려버리거나 내부적 비밀도 가차 없이 까발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래서 말도 조심해야겠지만 사람 앞일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어제의 권력이 오늘의 적폐가 되고 오늘의 찬란함이 내일의 피폐함으로 변하는 건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말은 조심해야 한다. 한번 뱉으면 절대 회수하지 못하는 말은 신중히 해도 화가 되어 돌아오기 십상이다.

필자가 오지랖 넓게 입바른 소리를 해대다 동종업계의 기자들로부터 입방아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듣도 보도 못한 소문은 꼬리를 물고 확산되어 사고무친의 세월을 십 년이나 보냈다.

거짓도 다수가 하면 진실에 부합되며 종래에는 방치한 당사자가 공범이라 했던가. 소문의 근원을 찾아 하나 둘씩 관련법을 토대로 친절하게 설명하며 응징을 예고하자 줄어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세상은 각자의 처신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이든 누구든 여론조작과 거짓을 진실처럼 꾸미고 다닌 것은 한계가 있으며 얼마가지 않아 부메랑이 된다는 점은 확실하다.

운이 좋아 한 시대에 묻혔다 하더라도 개꼬리 삼년 묻어 둔다고 여우꼬리 되지 않는다. 이쯤하고 말이란 게 다 나쁜 것일까.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미사여구는 홍수라 할 만큼 화려하고 기록하고 싶을 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닌 말들이 많다. 말이란 게 시기와 양을 조절한다면 입으로 복을 짓고 사는 것과 같다.

적어도 십 년 이상을 소문에 시달리며 영혼까지 새카맣게 타본 장본인으로서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각오가 선셈이다. 맞아봤으면 때리지 말아야지 그게 세상사는 경험이자 선례를 남기는 길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에도 양과 질이 있다. 꼬마의 귀여운 거짓말부터 능력이 안되는 사람을 일국의 지도자로 만드는 거짓말까지 다양하다. 최근 방송이나 매체에서 침을 튀기며 선전하는 대선후보들을 보면서 생체기 내기 경쟁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필자 혼자일까.

앞으로는 이미 대선후보가 정해진 마냥 거품 물고 선전하며 언제 동일경쟁선상에 있는 후보들을 제쳐낼 지 알수 없고 뒤로는 반전효과를 준비한 영웅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대통령 탄생 과정이 그랬다. 천지개벽에 나라를 구할 영웅이 혜성처럼 나타났지만 결과가 어떠하던가. 5년을 채우지도 못하고 채웠다 치더라도 영어의 몸이 되어 국민들의 비난만 받지 않았던가.

천지도 모르고 뭐가 뛰니 뭐도 뛴다고 난리치던 우매한 국민도 그렇지만 특정한 방향으로 여론을 정해두고 몰고 가는 언론 또한 죄 중에 가장 큰 죄를 짓는 것이다.

광복 이후 70년이 넘도록 친일·반일로 구분되고 영·호남으로 패가 갈리며 좌·우파와 진보·보수로 나뉘었던 나라다.

동인·서인·남인·북인이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세습되니 오늘날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며 대를 이어 여자들이 타국의 노리개 감이 되는 것이다. 대안을 찾아보자.

권력이 욕심을 버리고 백성을 위하면 되는 것이고 백성이 복지바람을 타고 게으를 게 아니라 부지런해야 하며 여자는 아이 낳는 걸 행복의 우선으로 삼는 나라여야 한다.

아이·어른의 질서가 바로서고 놀고먹는 공직자를 일하게 하는 것과 배고픈 자가 없도록 세금을 지혜롭게 쓸 줄 알아야 한다.

거짓된 여론조사를 엄금하여 국민들이 오판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세치 혀끝을 조심해야 한다.

무심히 단 댓글이 회수될 수 없듯이 좋은 말과 귀한 입으로 복을 지어 대대손손 화목하고 축복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용상은 백성을 위해 언제든 목숨 바칠 각오가 된 자만이 나서야 한다. 장관자리도 동네 꼬마들 구슬이나 딱지 나누듯 해먹는 특정 패거리의 밥그릇이 아니라 적시적소에 인재를 발굴하여 오로지 나라의 융성에만 치중할 수 있는 자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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