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1위’ 김포 고정운 감독 “우린 사위일체의 팀”

전순희 기자 | 입력 : 2021/07/26 [08:02]


[문화매일=전순희 기자] 프런트, 서포터즈까지, 사위일체(四位一體)의 팀”이라고 표현했다.

7연승을 달리며 예사롭지 않은 상승세를 보였던 김포FC는 15라운드에서 김해시청축구단에 패하며 연승행진을 멈췄으나, 6월 30일 FC목포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17라운드)에서 2-1로 승리하며 9승 3무 3패, 승점 30점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8위에 그쳤던 김포시민축구단이 전반기 1위의 김포FC로 완전히 변모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하나. 공격수부터 수비, 모두가 많이 뛰는 축구

축구팬들에게 ‘적토마’로 잘 알려진 고정운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김포FC를 맡아 지휘했다. 고 감독은 작년과 다른 전반기 성적에 대해 “우리는 스타플레이어도 없고 또 특출한 골잡이도 없다.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맡은 바를 열심히 소화해 준 것이 전반기 1위를 달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포FC는 2, 3위 팀에 비해 득점이 5~6골 적다. 하지만 15경기 10실점으로 최소실점을 자랑한다. 무실점 경기가 무려 10경기다. 고 감독은 “시즌 전 전지훈련 때부터 선수들에게 많이 뛰는 축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 감독이 말하는 ‘많이 뛰는 축구’는 공격수부터 전방에서 수비에 가담하는 것이다.

고 감독은 “앞에서부터 압박을 해줘야 수비수가 편하고, 밑에서부터 빌드업을 해줘야 공격수가 편하다. 그래서 내가 추구하는 축구는 수비와 공격의 구분이 딱히 없다. 스리톱과 두 명의 미드필더가 가능한 수비에 많이 가담해야한다. 모든 선수들이 90분 동안 많이 움직이며 전체적으로 수비와 공격의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졌다”며 무실점 비결을 설명했다. 수비에서 시작되는 공격 전개와 공격에서 시작되는 압박 수비가 전반기 1위의 원동력이 됐다.

‘많이 뛰는 축구’와 함께 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빠른 템포의 축구’를 요구한다. 그는 “K3리그 팀 중에 우리 팀만큼 90분 동안 전방 압박을 하고 빠른 템포를 유지하는 팀은 없다고 자부한다. 대학 팀과 연습경기를 자주 가졌는데, 상대 지도자들이 K3리그 팀 중 템포가 굉장히 빠르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이 잘 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둘. 선수들이 마음껏 춤출 수 있는 환경

앞서 고 감독은 요구한 전술을 100% 소화해내는 선수들을 칭찬했지만 “선수단만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 다 잘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김포FC의 선수들이 고 감독의 전술 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배경에는 프로 구단 못지않은 김포FC의 인프라가 큰 몫을 하고 있다.

김포시는 ‘축구도시’를 꿈꾸는 중장기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기존 김포시민축구단을 비영리재단법인 형태인 김포FC로 전환해 2021년 1월 4일 새롭게 출범시켰다. 그리고 2021 K3리그 개막에 맞춰 김포FC의 전용 홈구장인 김포솔터축구전용구장이 완공됐다. 천연잔디구장인 김포솔터축구전용구장 내부에는 의무실, 실내 트레이닝실, 전략회의실 등의 프로 구단 못지않은 시설이 갖춰져 있다.

K3리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김포FC의 인프라에 대해 고 감독은 “(성적과 관련해) 사실 이 부분이 제일 크다고 본다”며 운을 뗐다. 그는 “팀이 법인이 됐고, 시에서도 훌륭한 운동장을 비롯해 프로에 준하는 여건들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굉장한 동기부여가 됐다. 김포FC 선수들은 큰 팀에 있었던 선수들이 아닌 선수로서 배고픔을 많이 아는 선수들이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더 효과적으로 나타났고 본다. 선수들이 춤을 출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서 마음껏 춤을 추며 기량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간절함과 훌륭한 인프라 사이의 시너지 효과인 셈이다.

셋. 끈끈한 유대관계

고 감독은 “김포FC가 생긴 지 몇 달 안됐지만 구단 직원들, 코칭스태프들, 선수들과의 유대감이 굉장히 잘 형성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단이 원하는 것을 사무국에서 잘 들어주며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처음 김포FC가 생길 때 허영일 대표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뿌리를 단단히 잘 잡아줬다. 이렇게 선수단과 구단 직원들 간의 손발이 맞아 같이 가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은 천지 차이다. 이러한 유대관계가 경기력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FC 내 여러 주체들 간의 유대관계가 김포FC의 호성적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팀 내 유대관계는 팬들에게도 전해진다. 고 감독은 “구단 프런트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우리 선수단은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 빠른 공격축구로 재밌는 경기를 하면 처음에는 한두 명의 팬들이 와서 ‘이게 뭐지?’ 하며 호기심을 가지다가 점차 내 팀이라는 소속감을 가진다. 이것이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팬 층이 두터워지고, 팬들의 응원은 더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각 주체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내며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모든 스포츠 경기는 관중 수용이 제한되고 있다. 김포FC의 경우 경기장 수용인원의 30%만 입장이 가능할 때, 많은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아왔다가 다 들어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그만큼 팬 층이 두터워진 것이다. 더불어 최근 김포FC는 공개 채용을 통해 이유묵 신임 사무국장을 임명하며 더욱 체계적이고 원활한 대내외적 의사소통을 꾀하고 있다.

넷. 달라진 위상에 걸맞은 큰 목표

5월에 만났던 고 감독은 당시 김포FC가 K3리그의 약팀이라는 인상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직 전반기만 끝난 상황이지만 이미 김포FC는 약팀이라는 인상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K3리그에서 공공의 적(?)이 됐다.

이에 대해 고 감독은 웃으며 “이제는 약팀이 아니라 다른 팀들의 타깃이 됐다. 시즌 전에는 아무도 우리가 1위를 달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후반기에는 보다 많은 경계를 받으며 힘든 경기들을 치르게 되겠지만, 지금도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인프라, 복지 등이 좋아지면 더 좋아졌지 떨어질 팀은 아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포FC의 달라진 위상은 선수 영입에서도 드러난다. 김포FC는 이번 휴식기 동안 수비수 이슬찬(대전하나시티즌), 공격수 조향기(서울이랜드FC), 한의혁(FC안양), 미드필더의 송진규(안산그리너스) 등 포지션별로 알찬 보강을 했다. 고 감독은 “올해는 내가 가만히 있어도 선수들이 전반적인 환경과, 성적을 보고 오려고 한다. 작년과 달리 선수들이 오고 싶은 팀으로 변모했으니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4일 재개되는 K3리그를 기다리는 김포FC는 이 부흥이 반짝 돌풍에 그치지 않고 큰 목표를 향한 성장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완전한 프로 구단으로서의 성장이다. 고 감독은 “우리의 비전은 결국은 K3리그에서 K리그2로, 그리고 또 K리그1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2020년 팀에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했던 말이다. 지금은 하나하나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이라며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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