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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덕암 김균식 | 기사입력 2021/07/21 [09:06]

[칼럼]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덕암 김균식 | 입력 : 2021/07/21 [09:06]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일국의 지도자를 동네 후배 부르듯 예약도 없이 3일 앞두고 오라고 한다. 그전에는 마치 아무일 없듯 통보나 협상조차 없다가 요미우리 신문이 오보를 보도하자 한일관계 복원을 위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한국과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 교도통신이 보도한 바를 인용하자면 스가 총리가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외교관으로서 극히 부적절한 발언이며 유감이라고 전했다.

알고 있다는 얘기다. 스가 총리가 소마 공사의 발언에 대한 의도와 의미와 의중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를 초대한다는 것은 명확한 의사표명이 아니라 자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전제를 달았고 결론적으로 원만한 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과 일맥상통하다.

말 그대로 오란다고 갔다고 치자, 코로나19입국 검사는 받아야 할 것이고 짐풀고 현장점검하고 경호원들이 안전 점검까지 가장 기본적인 절차조차 고려하지 않은 초대다.

대놓고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결례도 이만저만한 결례가 아니다. 말이 좋아 오라는 것이지 남들 눈에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마치 두루미 집에 초대받은 여우마냥 화병 같은 그릇에 음식을 내놓으며 왜 안 먹느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누가 보면 속 좁은 여우가 차린 음식도 안 먹는 것처럼 비춰진다.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 풀지 못한 숙제도 많았지만 당장에 드러난 외교적 결례와 시간 끌기로 국제적 망신주기, 충분히 저지른 주최 측이 새삼스레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국의 모든 채널도 무시한 채 일부 언론을 통해서 흘리듯 전해온 말이다. 정중히 초대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잘 들릴 듯 말 듯한 모기소리로 오든가 말든가 하는 태도다.

오라는 입모양만 봐도 한국 대통령이 한걸음에 달려올 것이라는 오만함의 극치를 드러낸 모양새다. 어떤 각도로 보나 일본 정부가 취한 일련의 외교적 준비는 대 놓고 국격을 드러낸 처세였다.

욱일기를 흔들며 세계 제패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 자아도취에 취하는 일본 정부의 올림픽 개최는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남이야 죽든 말든 군국주의 우월감을 드러나는 이벤트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대한민국 만큼은 즉시 모든 선수들이 귀국하고 개막식 전원 불참이 옳은 것이다.

오랫동안 준비를 해온 선수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개막식에서 한번 추락한 한국의 국위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아픔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제 청와대의 개막식 불참 발표로 요미우리의 보도 내용은 정확한 오보로 남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게 순서다.

이쯤되면 요미우리의 가짜뉴스 보도에 대한 심각성이 대외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언론보도는 오보를 냈을 때 정정보도 라는 게 있다.

보도 과정에서 잘못된 오보를 냈다면 먼저 인정하고 정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요미우리는 이번 오보를 단신으로 처리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일로 일본의 언론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반사회적 여론 조성에 앞뒤 안 가리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일본 정부의 얄팍한 언론플레이에 대해 일본 정부 스스로가 외교적 채널의 무능함을 드러낸 것이나 진배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결렬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었다.

언론을 통해 질질 흘리는 것외에 달리 표명이 없는 상태에서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답을 안 하면 수용하는 꼴이고 답을 하자니 요미우리 신문에 한국 정부가 휘둘리는 꼴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하는 수준이다. 더도 덜도 말고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

대한민국 대사관이 스가 총리에게 자위행위 운운하며 대놓고 비하하고 멀쩡한 외교채널 모두 두고 신문이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잔머리 대가인 쪽발이 정부가 그걸 몰라서 이런 결례를 범할까. 이쯤되면 당할만큼 당했다. 대놓고 욕을 안하고 표시나게 무시 안 해서 그렇지 바이든이나 시진핑 한테도 이럴 수 있을까.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한테도 이럴 수 있을까. 올림픽의 기본 취지인 스포츠 경기를 정치적 홍보의 난장판으로 만들고 전범국가로써 욱일 기를 흔드는 망령의 재현장이 된다면 이는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행태다.

그런 나라의 잔치에 맞장구를 쳐야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부는 모든 경기를 대한체육회에 넘기고 대한체육회는 정부눈치 보지 말고 경기에 선전하거나 철수하거나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가 대통령 대신 보낸다는 황희 문체부장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갖고도 장난질 치는 인간들이 누가 간들 정부를 대변하는 것은 마찬가지 일테고 무슨 봉변을 당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필자가 4년 전인 2017년 대한민국 최고의 주먹을 선발하여 도쿄올림픽을 평정할 계획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경제·군사·역사 등 지난 모든 것을 생각하면 되갚을 수 있는 길이 스포츠 뿐 이었고 권투로 금·은·동 3개 메달과 함께 태극기 3개를 나란히 일본 열도에 게양하는 목표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먼저 가신 순국선열들과 일본에 한이 맺힌 우리 민족의 억하심정이 조금은 풀릴 것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것도 일본이 준결승전까지 올라와 꼭 한일전을 치르고 싶었다. 비록 경제적 어려움과 국민적 무관심으로 실패했지만 적어도 최선을 다해 시도했다는 점에 후회는 없다.

이번에 못 하면 다음, 안 되면 그 다음 누군가는 해낼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불편하면 빠지고 대한체육회는 병균이 우글거리는 쪽발이 잔머리에서 그만 벗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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