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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요미우리의 특종에 한국 언론 새 됐다

덕암 김균식 | 기사입력 2021/07/19 [09:40]

[칼럼] 요미우리의 특종에 한국 언론 새 됐다

덕암 김균식 | 입력 : 2021/07/19 [09:40]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언론 요미우리가 특종을 보도했다. 동시에 한국 언론은 새 됐다.

7월 19일자로 요미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총리와 23일 도쿄 모토아카사카의 영빈관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오려면 가장 먼저 한일 양국 정부의 실무적인 협의가 있어야 한다.

양국 정부가 합의해야만 날짜와 장소가 나오는 것인데 청와대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뒤집어 말하자면 청와대는 이미 일본 정부와 정상회담을 약속하고도 국내 언론에는 결정을 못 내렸다고 거짓말했거나 요미우리가 확정되지 않은 회담을 임의적 판단을 확정 난 사실처럼 오보를 낸 것 둘 중 하나다.

이렇게 좁혀 가면 누구 말이 거짓인지 드러나게 되어있다. 만약 요미우리가 오보를 냈다면 일본 정부의 묵인내지는 밀약에 대놓고 문재인 대통령을 바보 만든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미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 대사관 총괄공사의 자위발언으로 국제사회에서 돌이킬 수 없는 망신살을 산 상태였다.

통상 약속이라는 게 친구 사이에도 밥 한번 먹자하면 선약이 있는지 일정을 봐야하는데 일국의 대통령을 초청하는데 불과 4일 앞두고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상대방에 대한 단순한 결례가 아니라 대 놓고 무시하는 처사다.

여기서 앞뒤가 안 맞는게 청와대의 입장표명이다. 일본 정부와 정상회담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면 진작에 국민들이 공분하기 전에 발표했어야 맞는 것이며 발표를 미룰 이유가 그 어디에도 없을텐데 요미우리의 발표가 앞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렇다면, 일본 언론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아무 협의 없이 “너는 보나마나 부르면 냅다 달려 올거야” 라는 안하무인의 보도였다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자국의 대사관 총괄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위 운운하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덧붙여서 경질이 예상된다는 내용과 함께 야단쳤으니 조용히 오라는 것과 진배없다.

아들이 집에 온 손님한테 손가락으로 엿 먹으라고 조롱했을 때 애비란 작자가 야단 칠테니 넘어가자면 한통속이 아니고 무엇일까. 이러는 동안 청와대는 한국 언론의 입을 막았을까. 아니면 요미우리 특종에 한국 언론이 물먹은 것일까. 누굴 호구로 알아도 분수가 있는 것이다.

이미 위안부, 강제징용, 지소미아, 반도체 수출규제에 독도영유권, 방사능 오염수 유출 등 산적한 한, 일간의 숙제를 어느 날 갑자기 불러들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림픽 개막식 날 뭘 하자는 것인가. IOC는 이번 올림픽으로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내부적인 사정이야 있겠지만 한국 선수단의 현수막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철거하게 하고 정작 정치적 수준을 넘어 한때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의 상징, 욱일 기는 입장이 가능하다는 허가방침을 고수했다.

욱일기, 전범국가로서 절대 두 번 다시 꺼내지도 말아야할 반성의 상징이다. 그러함에도 전 세계 스포츠인 들을 초대해 놓고 그 자리에서 흔들겠다? 한때 중국과 동남 아시아 일대를 제패하며 미국의 하와이 진주만까지 공격했던 추억이 그리운 것일까. 일장기를 앞세우고 총칼을 휘둘렀던 군사대국의 잠재된 침략근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왜 묻어두었던 아픔들을 되새김질하게 하는 것일까. 올림픽은 스포츠경기 개최가 근본목적이다.

곳곳에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환경을 눈감고 세균들이 우글대는 집에 손님을 초대하고서도 부끄러운줄도, 미안한 줄도, 쪽팔리는 줄도 모르는 미개한 민족이다.

반대로 대한민국이 일본열도를 건너가 지금의 여중생이나 여고생 정도의 연령대 20만 명 정도를 무차별 잡아가 하루에도 수 십명의 군인들이 집단으로 성폭행하며 수년간이나 끌고 다녔다면, 그러다 증거인멸을 위해 모조리 사살했다면, 힘없는 나라백성이라는 이유로 탄광에 끌려가 모진 노동에 목숨을 잃게 했다면, 문화재 약탈은 물론이고 온갖 극악무도의 잔인함으로 점철된 날들이 불과 100년도 안된 일이라면 그대로 굴욕적 외교에 일본이 부른다고 쫒아가야 할 일인가.

그 때 불행한 민족의 현실 대신 호의호식하며 지금도 기름진 배를 두들기는 친일파들이 득세하는 시대라면 문제의 핵심은 아둔하고 무식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에 있는 것이다.

누굴 탓하랴 나라를 열 번 빼앗겨도 그러려니 하는 안일한 마음이 문제다. 어쨌거나 19일 오전 한국 언론은 일제히 일본요미우리의 보도를 인용하여 이른바 특종을 번복하는 앵무새가 됐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청와대가 기자들에게 엠바고를 걸고 한, 일간의 외교적 실익을 우선시 했다면 박수쳐야할까. 아니면 한국 정부가 지켜본다는 것처럼 정말 몰랐고, 일본정부의 초대를 학수고대 기다렸고, 일본정부의 정칙 초대도 아닌 요미우리 보도를 보고 알았다면 이는 한국 정부에 대한 단순한 기망이 아니라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일본 정부가 대변인이나 외교부 채널이나 대사관이 없어서 직접 못하고 자국의 언론을 통해서 정상회담의 합의를 알리는 것인가. 어떠한 각도로 봐도 완전 개 무시하는 처사다.

백번 양보하여 일본 언론이 일본 정부의 뜻을 대변했다고 치자, 직접 초대한 것이 아니므로 언제든 장소나 시간을 임의로 바꿀 수 있는 것이고 지금까지 하는 짓을 봐서는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모든 선수들을 귀국시키고 대 일본 경고메시지를 날려야 한다. 전 세계에 지구촌 인류에게 전범국가의 오만함과 손님에 대한 예의가 어떤 수준인지를 알려야 한다.

아직도 조센징, 빠가야로 소리를 들으며 선수촌에서 굴욕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우리 선수들을 더는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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