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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명박 정권 개각 10주년, 권불십년의 현주소

덕암 김균식 | 기사입력 2021/05/06 [09:42]

[칼럼] 이명박 정권 개각 10주년, 권불십년의 현주소

덕암 김균식 | 입력 : 2021/05/06 [09:42]

 

▲ 덕암 김균식 회장     ©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있다. 십 년 가는 권세가 없다는 뜻인데 과연 그럴까. 필자는 각자의 처신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안동김씨는 60년 세도를 누렸고 조선왕조 500년 동안 27명의 임금을 보면 얼굴마담 역할만 했지 이면에 실세는 늘 존재했었다.

항상 2인자라 자부하며 역대 대통령의 두 번째 권력가였던 김종필의 프로필을 보면 진정한 프로라는 판단이 든다.

1997년 야당연합(DJP연합)으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으며 2004년 제17대 총선이 끝난 후 정계에서 은퇴할 때까지 그의 영향력은 늘 대한민국 어디에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되어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으로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희로애락이 있었을까. 그런 그가 지금은 교도소와 병원을 들락거리는 처지에 있다. 위의 두 사람 중 전자는 나름 원만한 삶을 살았고 후자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구속 중인데 나라살림의 주역을 맡도록 전격 임명된 인물들은 누구였으며 어디서 뭘 할까. 이쯤에서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11년 5월 6일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폭 개각을 단행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 농림 수산식품부 장관 서규용, 환경부 장관 유영숙, 고용노동부 장관 이채필, 국토해양부 장관 권도엽이 전격 발표됐다.

먼저 박재완 전 장관, 2014년 2월 부터 현재까지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2016년 삼성전자 사외이사, 2018년 롯데쇼핑 사외이사, 2020년 2월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고 있다고 백과사전에 수록되어 있다.

다음 서규용 전 장관, 1973년부터 농수산 분야에 고도의 경력을 쌓은 인물이었다. 제60대 농림 수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하고 식품안전 국민운동본부 회장을 맡고 있다. 녹조·황조 근정훈장을 받아 공훈을 세우기도 했다.

다음 유영숙 전 장관, 제14대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이래 과학기술 분야에 풍부한 경력을 쌓은 바 있고 현재는 제5대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다음 이채필 전 장관, 제3대 고용노동부 장관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현재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전 장관 또한 노동 분야에 풍부한 경력을 쌓은 바 있다.

다음 권도엽 전 장관, 제2대 국토해양부 장관을 역임했던 그는 관련 분야에 다양한 업무경력을 쌓은 바 있으며 현재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한미글로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한때 권력의 최고봉에 있었던 자가 옥살이를 하고 있는 데 함께 권세와 영광을 누리며 일국의 정승이었던 사람들은 각기 내로라 하는 위치에서 살고 있다. 일명 대장만 총대 메고 들어가면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 죄가 없을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권력무상은 인류가 오랜 기간 겪어온 과정을 함축시킨 결과 치에서 나온 말이다.

당시 개각과 현재 재임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개각 차이를 보면 경력에 대한 다소간의 구분을 알 수 있다.

불과 10년 전 나름 신중했던 개각에도 국가 운영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대통령이 구속되는 현실에 직면했다.

모름지기 국가 운영이란 대통령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국무위원들의 총체적인 협조와 입바른 건의를 수시로 수렴하여 나라살림을 안팎으로 살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경력이 부족한 자들을 임용하여 작게는 해당 조직의 안일함을 가져오고 크게는 나라 살림의 허술함을 가져올 공산이 크므로 직언보다 충성의 말로 옹호하는 것은 망국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필자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두둔할 마음은 없다.

다만 10년 전 오늘의 개각이 현재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개각과 비교해 볼 때 참으로 우려스러운 미래를 논하는 것이다.

인사를 그렇게 잘 해도 리더는 수감 중이다.

적어도 당시 개각과 지금의 개각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조금만 관심 기울이면 장관들의 프로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야당의 어설픈 청문회도 문제 되지 않은 인사, 어차피 임명한 거 나라 살림도 힘든데 자꾸 트집 잡을 게 아니라 잘 하길 바라지만 과연 부처의 장관보다 더 많은 경력을 가진 하부조직이 순순히 대표의 운영 방침을 따라줄까.

그렇다 치더라도 불과 1년이면 물러날 장관을 얼마나 두려워하며 복종할까. 자고로 나라를 운영하려면 친한 지인, 다루기 쉬운 인맥보다는 객관적으로 공사를 구분하고 잘잘못을 엄히 다스리며 상벌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업무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10년 전 권력의 무상을 보았다. 지금의 권력이 10년 뒤 어찌 될까. 초대 대통령부터 미국 하와이로 망명하고 부하에게 총 맞아 사망하고,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까지 줄줄이 구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삶을 마감 하는 비운의 대통령들이었다.

일국의 수장이 겪는 수모는 국격의 추락이자 국민들의 신뢰와 연결되어 있다.

이 모든 게 정적과의 권력 다툼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패거리 정치문화의 폐단이며 참된 지도자 보다는 혈연·학연·지연 등 인맥 중심의 선거 문화가 빚어낸 오욕의 흔적이다.

앞으로 10달 남은 대통령 선거, 제대로 뽑아야 한다. 대통령 자리를 권력의 최고봉으로 착각하지 않고 고루 인재를 등용할 수 있는 인사권으로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도록 철학과 소신이 반듯한 인재를 선택해야 한다.

이미 언론의 대권 프레임 작업은 돛을 달았다. 1년 뒤 청와대로 입성할 주인공이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개각 10주년을 맞이하여 권불십년의 현주소를 짚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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