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지도자’가 된 '현역선수' 한국영-조유민 “많이 배웠습니다”

현유주 기자 | 기사입력 2022/01/06 [17:01]

‘지도자’가 된 '현역선수' 한국영-조유민 “많이 배웠습니다”

현유주 기자 | 입력 : 2022/01/06 [17:01]

C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한 강원FC 한국영(왼쪽)과 수원FC 조유민.


[문화매일=현유주 기자] “지도자 강습회 첫날부터 새벽 2시에 잤어요. 이거 쉽지 않겠구나 싶었죠.” (강원FC 한국영)

“지도자 입장으로 보니까 파이팅 넘치는 선수가 그렇게 고맙더라고요.” (수원FC 조유민)

한 시즌을 마친 후 찾아온 달콤한 휴식시간을 반납하고 모인 선수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누구보다 스펙터클한 2021년을 보낸 한국영(32, 강원FC)과 조유민(26, 수원FC)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지도자 수업에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19일까지 전북 고창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KFA) C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석했다. K리그1,2 현역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강습회에는 정해성, 김태인, 임완섭 KFA 전임지도자가 강사로 나섰다. 수강생들은 이론 및 실기 수업과 발표, 데모 코칭 등을 통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질을 익혔다.

한국영과 조유민은 평가를 무난히 통과해 C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냈다. C급 지도자 자격증을 소지한 자는 초등부(U-12) 감독과 중고등부(U-18) 코치를 맡을 수 있다. 두 선수는 여전히 현역 선수로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지만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지도자 수업에 참가했다.

한국영은 지난 시즌 뇌진탕 후유증과 발목 인대 부상 여파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잠깐이나마 은퇴를 고민할 정도였다. 하지만 시즌 막판에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강원FC의 극적인 K리그1 잔류에 힘을 보탰다.

강습회 현장에서 만난 한국영은 “나이가 들면서 지도자에 대한 관심도 더 생기고, 미래에 대한 준비는 항상 해야 한다고 생각해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첫날부터 조별 회의와 발표 준비를 하느라 새벽 2시에 잤다. 이거 쉽지 않겠다 싶더라”며 웃은 한국영은 “그래도 서먹했던 선수들과 친해지고, 토론과 발표를 통해 배울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한국영은 “C급 지도자는 12세 이하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이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접근하는 방식과 타이밍이 많이 미숙했다”면서 “자세하면서도 알기 쉽게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국영은 아직까지 현역 생활을 더욱 연장하고픈 의지가 강하다. 그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조금이라도 식는다면 은퇴하겠지만 지금은 최대한 건강하게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시즌은 팀도 나도 많이 힘들었다. 정말 발버둥을 치면서 최선을 다하니 그래도 마지막에 잔류라는 작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뇌진탕 증세가 최근 완치돼 시즌이 더 길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올해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018년 수원FC에 입단한 조유민은 지난해 팀이 승격하면서 처음으로 1부리그 무대를 경험했다. 강등 후보로 꼽혔던 수원FC는 지난해 5위로 리그를 마치며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조유민도 주력 수비수로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보람찬 시즌을 마친 조유민은 이번 지도자 강습회에 막내로 참가하게 됐다. 조유민은 “원래 참가하기로 했던 수강생 중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한 분들이 있어 기회가 왔다. 비록 어린 나이지만 미리 해놓으면 나중에 좋을 것 같아서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유민은 이번 강습회에서 수강생과 강사진 사이에서 소통을 담당하는 ‘반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아무래도 강습회 과정에서 스케줄 공유나 건의 사항을 전달하는 일이 필요한데 막내로서 심부름한다고 생각하고 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강습회를 통해 지도자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게 됐다. 조유민은 “주제에 맞게 훈련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고, 그걸 바탕으로 코칭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선수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팀에 돌아가면 감독님 프로그램에 불만 가지지 말고 하자’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도자들이 왜 파이팅 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를 좋아하는지 알겠다. 말 많이 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그렇게 고맙더라”며 웃음 지었다.

끝으로 조유민은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초반부터 크고 작은 부상이 있어서 100% 제 실력을 보이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팀이 시즌 초 세웠던 목표에 도달해 기분이 좋았다. 올해는 몸 관리를 잘 해서 더 좋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